영남연합뉴스

(영남연합뉴스=허정연 기자) 
★매주 월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연재됩니다. 

147편, 험블리 세계여행 -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

한국관광공사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인 해외여행객은 2,0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된다. 글로벌 시대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세계여행! 우리의 이웃일 수도 있는 울산의 신혼부부(애칭: 험블리)가 무기한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그들의 세계여행기를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알찬 정보와 답답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즐거운 스페인 여행 도중 고민이 생겼다.
유럽 쉥겐 조약으로 인해 쉥겐 가입국인 스페인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 행선지 및 계획을 짜는 것이 쉽지 않았다.
가보고 싶은 도시들은 너무도 많은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한정적이라는 사실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몇몇 곳은 다음을 기약하며 우리는 바르셀로나에서 이번 유럽 여행을 마무리 하기로 했다.

지도를 바라보며 알리칸테, 발렌시아 등을 그냥 지나쳐야 한다는 것과 그라나다에서 바르셀로나의 거리가 엄청나다는 사실도 받아들여야 했다. 늦은 밤에 버스를 타고 출발해 약 11시간을 달려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2시경이었다.

매우 붐빌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바르셀로나 버스 터미널은 꽤나 한산했다. 화창한 하늘의 바르셀로나는 무어인들의 흔적과 옛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어 이국적인 매력이 가득했던 그라나다와는 달리 대도시의 면모를 자랑했다.
숙소에 짐을 풀어 놓은 우리는 조금 피곤함을 감수하고 서둘러 길을 나섰다.

가장 큰 이유는 미리 예매 해 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입장 시간이 거의 다되어서였기 때문이다.
성 가족 성당 이라고도 불리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Sagrada Familia)은 바르셀로나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건축가인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i)가 설계한 성당으로 1882년부터 착공에 들어간 이래 약 136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건축되고 있으며 2026년 완공으로 예정 되어 있다.


처음 가우디가 이 성당을 설계했을 때 완공까지 약 200년을 잡았다고 하는데 19세기에 시작 되어 20세기와 21세기를 거치며 현대식 기술이 접목 되었으니 2026년 완공을 기대해 볼만 하다.

4년 전 방문했을 때 보다도 확연히 많은 진전이 있어 보이는 것으로 봐서도 희망이 보인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건축 기간이 길어 진 이유에는 동시대의 다른 건축물들에 비해 복잡한 구도라는 점 외에도 1936년 시작되었던 스페인 내전 기간 동안 건축이 중단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가우디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한 부재로 다른 건축가들이 그의 불완전한 설계도를 이해하고 해석하여 계속해서 건축을 이어 나가는 데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아직은 미완성인 성당이지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우리도 예정 된 시간에 맞추어 입장했다. 크게 탄생, 수난, 영광을 나타내는 세 개의 파사드(Façade), 즉 건축물의 주된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성당은 현재 주요 출입구로 되어 있는 탄생의 파사드(Nativity Façade)로 가우디가 직접 감독하며 그의 사망 전에 완성 된 유일한 파사드이다.


수난의 파사드(Passion Façade)는 1976년에 완성 되었고 영광의 파사드(Glory Façade)는 2002년에 착공 되어 여전히 공사중이다.


성당 내부로 들어 가는 출입구로 지정되어 있는 탄생의 파사드는 예수의 탄생을 묘사하는 조각상들이 정교하게 장식되어 있는데 인물상 모두 가우디가 살던 동네 사람들을 일일이 석고로 본을 뜬 후 그대로 돌로 조각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탄생의 파사드 문을 통해 들어 간 성당의 내부는 가우디가 추구하는 자연과 곡선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숲 속을 걷고 있는 듯한 기둥과 실내 장식들, 그리고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의 색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하얀 내부의 모습은 경건하고 정적인 기존의 성당과는 달리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과 동시에 성스러움이 느껴졌다.

 

성당의 서쪽으로 완성 되어 있는 수난의 파사드(Passion Façade)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관련된 조각들이 있다. 한쪽 면에는 유다의 배신을 암시하는 조각과 어느 방향으로 더해도 예수의 생애를 의미하는 33이 된다고 하는 마방진이 조각 되어 있다.

 

우리는 요한 복음과 마태 복음의 구절이 새겨 져 있는 청동문을 지나 성당이 지어 져 가는 과정과 그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전시관으로 향했다.

 

이 곳의 지하 예배당에 가우디의 묘가 있다고 한다. 전시관을 둘러 보던 우리는 작은 창 아래로 빼꼼히 보이는 가우디의 묘를 발견했다. 실제 미사가 진행 되는 지하 예배당은 미사가 아니면 개방하지 않는다고 하니 천주교 신자도 아닌 우리는 그저 먼 발치에서 가우디를 맞이 할 수 밖에 없었다.

 

성당을 나온 우리는 맞은 편의 공원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바라보며 오늘 이 곳에서 알게 된 이 성당의 모습과 그 감동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보았다.

 

2026년이라는 완공 목표보다는 조금 시간이 더 걸릴지라도 가우디가 의도했던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완성 되어지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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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14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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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험블리의 세계여행 147편.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 - 영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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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4월 22일 148편 연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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