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뉴스=허정연 기자)
★매주 월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연재됩니다.
149편, 험블리 세계여행 - 모로코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탕헤르(상)
한국관광공사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인 해외여행객은 2,0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된다. 글로벌 시대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세계여행! 우리의 이웃일 수도 있는 울산의 신혼부부(애칭: 험블리)가 무기한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그들의 세계여행기를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알찬 정보와 답답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모로코 북부에 위치해 스페인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항구 도시인 탕헤르에서 우리의 모로코 여행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바르셀로나 항구에서 출발해 1박 2일에 걸쳐 도착했지만 스페인 남부의 타리파(Tarifa)에서는 배로 약 1-2 시간이면 도착하는 아주 가까운 거리이다.
그렇지만 이 가까운 거리에도 존재하는 유럽 대륙과 아프리카 대륙, 유럽 문화와 아랍 문화, 그리고 사람들과 도시의 모습이 서로 상반되는 이질감은 거리와는 전혀 무관하게 너무도 다른 신선함이 느껴진다.
탕헤르는 언어별로 불리는 이름이 조금씩 다르다.
영어로 표기하면 Tangier로 구글에서는 탠지어로 나오는가 하면, 프랑스어로는 땅제(Tanger),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지역에서는 탕헤르(Tanger), 그리고 아랍어로는 땅끝 마을이라는 뜻으로 탄자(طنجة, Tanza)라고 발음 된다.
그래서 간혹 외국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탕헤르? 탠지어? 땅제?를 다 꺼내 놓아야 했던 적도 있었다.
탕헤르 시내에 숙소를 잡은 우리는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고 탕헤르를 둘러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1월 중순의 탕헤르는 다소 쌀쌀한 바람에도 뜨거운 햇살이 함께 내리쬐는 초가을 정도의 날씨였다.
우리는 길을 따라 탕헤르의 올드 타운인 메디나로 향해 걸어갔다.
오래된 건물들과 모스크, 그리고 키 큰 야자수와 푸른 바다까지 어우러져 이국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이국적인 거리를 걸으며 어느새 메디나의 시작이자 중심인 1947년 4월 9일 광장(Place April 9, 1947)에 도착했다.
특정 날짜로 된 독특한 명칭의 이 광장은 1947년 4월 9일, 모하마드 5세가 모로코의 독립을 선언한 날로써 이들에게는 굉장히 신성시되는 중요한 날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모로코 전역에 이 날짜와 모하마드 5세를 명칭으로 사용하는 곳이 곳곳에 있다고 한다.
4월 9일 광장 주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어쩐지 이곳은 만남의 광장으로도 이용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모로코는 오렌지가 저렴하면서도 맛있기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마침 요즘이 제철이라고 한다.
특이한 점은 오렌지 과일에 줄기와 잎을 떼어 내지 않은 채 진열해 놓은 과일 가판대이다.
같은 과일이더라도 갓 딴 느낌을 주어서 일까... 어쩐지 좀 더 신선해 보이고 더 달콤할 것 같은 비주얼이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꼭 사 먹어 봐야지~!
탕헤르의 성곽인 카스바를 가기 위해 광장을 지나 오르막 골목으로 들어서자 알록달록한 벽화를 그려 놓은 가게의 풍경, 이국적이면서도 이곳 사람들의 일상이 담긴 집들과 창문 등이 눈을 사로잡는다.
이들에겐 그저 일상인 이 골목들의 모습들이 우리에게는 이렇게도 새롭게 다가오며 모로코라는 낯설고도 신비로운 나라 속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켜 준다.
그러던 중 한 모로코인 아저씨가 우리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모로코에는 관광객에게 다가와 볼만한 곳들을 소개해 주며 길을 안내해 준 후 가이드 비용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후기를 들은 우리로써는 말을 걸어오는 현지인들을 조금은 경계하기도 했다.
인사를 건넨 이 아저씨는 본인은 이 동네 주민이고 돈을 요구하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우리를 안심시켜 주었다. 그는 부인의 심부름을 다녀오는 길이고 그의 동네에 방문한 관광객에게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라며 작은 공예품 가게를 보여 주었다.
가게 주인은 직접 공예품을 만드는 장인으로 보였고 화려하고도 멋진 그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진 찍히는 것을 꺼려 하는 모로코인들이지만 그는 기꺼이 사진을 허락해 주었다.
가게 주인과 소개해 준 모로코인 아저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헤어지려 하자 뭔가를 더 보여주고 싶은지 이곳저곳 길을 알려 주며 멋진 전망이 있는 카페도 가 보라며 적극 추천을 해 주었다.
그러다 굳이 카스바로 가는 길을 보여 주겠다며 함께 나서려는 아저씨를 겨우 말리고는 서로 각자의 길을 걸어갔다. 그는 본인도 모로코 인이지만 이곳의 모든 모로코인들을 믿지는 말라는 말을 하며 즐거운 여행이 되길 바란다는 인사를 보내 주었다.
진심이 담긴 그의 친절한 마음씨가 잘못된 돈벌이로 이용하는 몇몇 사람들로 인해 경계와 의심을 반복하게 되는 현실이 너무도 마음 아프고 또 친절을 베푸려는 아저씨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아저씨 말대로 우리로써는 모든 사람들을 믿을 수는 없는 게 당연하면서도 씁쓸하기도 하다.
친절했던 아저씨와 작별 인사를 나눈 우리는 그가 추천해 준 멋진 카페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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