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뉴스

(영남연합뉴스=허정연 기자) 
★매주 월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연재됩니다. 

148편, 험블리 세계여행 - 바다 건너 모로코로

한국관광공사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인 해외여행객은 2,0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된다. 글로벌 시대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세계여행! 우리의 이웃일 수도 있는 울산의 신혼부부(애칭: 험블리)가 무기한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그들의 세계여행기를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알찬 정보와 답답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2018년 1월 14일, 쉥겐 비자가 약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우리는 유럽을 떠나야 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어디로 이동을 해야 시간적으로도, 비용 면에서도 좋을지 며칠간 고민을 해야 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육로로 이동하기에는 많은 유럽 대륙을 거쳐야 하고 비행기로 이동하기엔 비용적인 부담도 있기 때문이었다.

 

고민 끝에 일단은 모로코를 선택했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비 유럽국인데다 스페인에서 이동하기 수월한 곳이기도 하기에...

바르셀로나에서는 비행기를 타고 페스(Fez)로 들어가는 게 알아 본 결과 가장 저렴했지만 식재료 등의 많은 짐 때문에 비행기 타기를 꺼려 했던 우리는 비슷한 비용의 배를 타고 탕헤르로 가 보기로 했다.
어찌 생각하면 비슷한 가격의 비행기로는 2-3시간 정도면 가는 거리를 약 24시간이 걸리는 배로 이동한다는 것이 굉장히 비효율적이긴 하지만 세계여행을 시작한 후로 배로 이동을 해 보지 못했던 우리의 호기심이 더 컸기에 배를 선택했다.

탕헤르로 가는 페리 회사는 GNV 혹은 Grimaldi Lines 등이 있는데 우리가 원하는 출발일과 시간, 가격대를 고려해 GNV 페리 회사를 통해 예매했다.
우리가 선택한 좌석은 4 Berth inside cabin으로 4인실 침대칸 객실로 당시 가격은 2인 169.30유로로 결제되었다.
물론 날짜별로 시간별로 다를 수 있다.
오전 10시 출발 예정이지만 터미널에는 늦어도 출발 한 시간 전엔 도착하는 것이 좋다고 하기에 오전 8시 30분쯤 되어 터미널에 도착했다.

이미 탕헤르로 가는 많은 사람들이 체크인을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체크인을 한 후 티켓을 발권하고 직원의 안내에 따라 출발 탑승구로 올라갔다.

 

이곳은 차량이 없는 승객 전용 입구로 간단히 짐 검사를 한 후 탑승구로 들어가면 배 입구까지 태워 줄 버스 한 대가 기다리고 있다.  그 전에 면세 환급을 받기 위한 도장을 받아야 한다고 요청하자 보안 직원이 어디에선가 도장을 가져와 찍어주고는 본인이 환급 영수증 박스에 드롭해 주겠다며 받아주었다.

 

제발 제대로 잘 보내줬길...
무사히 면세 환급 서류를 잘 전달한 후 탑승구로 나가 버스에 짐을 싣고 배 입구까지 이동했다.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큰 배에 입이 떡 벌어지는 듯하다. 배에 입장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에 위치한 리셉션으로 직행, 티켓을 보여주자 객실 번호가 적힌 카드키를 건네주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은 바다 뷰와 개인 욕실까지 구비되어 있는 객실이었고 운 좋게 4인실엔 우리 둘만 쓰게 되었다.
객실에 짐을 풀고 배 구경에 나섰다.

 

면세점과 각종 카페, 바 그리고 수영장까지 구비된 고급스러운 배인데 수영장은 계절 때문인지 운영하진 않고 있었다.
카페나 레스토랑을 이용할 수 있지만 조금 비싼 비용 때문에 우리는 한인마트에서 사 온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기로 했다.

 

뜨거운 물은 바에 요청하면 친절하게 원하는 만큼 뜨거운 물을 제공해 준다. 덱으로 올라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르셀로나의 모습을 바라보며 다음 여행을 기약했다. 바에서 받아 온 뜨거운 물로 컵라면으로 허기를 채운 우리는 조금 피곤했던지 잠에 푹 빠져버렸던 우리는 면세점을 갈 생각도 하지 못했다.

 

어느덧 아침이 되었고 배에서 내릴 시간도 다가왔다. 창밖으로 보이는 스페인의 지브롤터 지역이 모로코에 근접해 오고 있음을 알려 주었다. 지도상으로도 가까워 보이는 모로코와 스페인은 이곳에서도 가까운 거리임이 확연히 느껴진다.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배에서 내린 우리는 드디어 모로코에 입성했다! 그런데 같이 탑승했던 뉴질랜드 부부가 어젯밤 배에서 우리가 보이지 않아서 걱정했다고 한다. 알고 보니 우리가 잠든 사이에 배에서 모로코 입국 심사가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뉴질랜드 부부는 입국 도장을 받아 놓았었고 같이 있었던 우리가 보이지 않아 걱정했다는 것이다. 우리 외에도 몇몇의 여행자들이 배에서 입국심사를 받지 못했고 다행히도 배에서 내려 터미널로 가기 전에 입국심사원들이 다가와 입국 신고서를 건네 작성하게 안내해 주었고 이내 입국 도장을 받은 후 생각보다 간단히 탕헤르 항구로 입국했다.

 

우리가 도착한 항구는 탕헤르 시내에서 꽤나 떨어진 Port Med였다. 이제 이곳에서 숙소까지 가는 것이 문제다.

 

택시나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너무도 많은 택시 기사들의 호객행위에 정신이 없어 우린 무조건 버스를 타겠다며 앞만 보며 돌진했다. 택시들은 우리 두 명 숙소 앞까지 200디르함 (약 25,000원)

 

문제는 버스 정류장이 보이긴 하지만 언제 올지, 우리 짐이 다 실릴만한 크기인지 가늠 되지 않던 때 택시 한 대가 다른 택시에 비해 파격적인 가격인 100디르함(약 12,000원)을 제시했다. 버스 가격에 비교하면 약 5배 정도 차이가 있지만 그냥 이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더 이상의 흥정도, 불확실한 기대감도 지금은 지친다...
다른 택시들에 비해 저렴한 요금 대신 다른 사람들과 합승한 후 예약해 둔 숙소에 도착했고 고단함을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달래며 모로코 입성을 자축했다.

 

지도 상으로도 정말 가까운 스페인과 모로코. 하지만 도시 분위기와 사람들의 모습은 확연히 다르다.
바르셀로나에서 탕헤르로의 약 25시간에 걸친 긴 여정이 생각보다 순조롭게 잘 이어졌고 좋은 경험이 되었다.
이로써 우리 여행에서 이용한 이동 수단이 한가지 더 늘어나게 되었고 새로운 대륙에서의 설렘 가득한 또다른 여정이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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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14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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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4월 29일 149편 연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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