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뉴스=허정연 기자)
★매주 월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연재됩니다.
146편, 험블리 세계여행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한국관광공사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인 해외여행객은 2,0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된다. 글로벌 시대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세계여행! 우리의 이웃일 수도 있는 울산의 신혼부부(애칭: 험블리)가 무기한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그들의 세계여행기를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알찬 정보와 답답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그라나다(Granda)여행 이튿날 날, 오전 일찍부터 눈을 뜬 우리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알함브라 궁전으로 향했다.
최근 드라마로도 유명해 진 알함브라 궁전은 내게 있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는 음악 선율로 더 익숙한 곳이기도 하다.
관광객들에게 많은 인기가 있는 곳인 만큼 사람들이 모여드는 시기에는 입장 티켓을 구하기 힘들 정도라고 하여 걱정했지만 우리가 방문했던 1월은 성수기는 아니어서인지 다행히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티켓을 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
그라나다를 바라보는 높은 구릉 위에 위치해 있는 알함브라 궁전으로 가는 방법을 탐색하던 우리는 마침 숙소 근처에서 버스로 쉽게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일찍 도착해야 조금 덜 붐빌 것이라는 생각에 우리 나름대로 제법 이른 아침에 숙소를 나섰지만 사람들의 생각이 어쩜 이렇게들 비슷한 건지 버스에도, 궁전 입구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 있었다.
하긴, 이런 부적임 또한 멋진 관광지를 즐기는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독이며 알함브라 궁전으로 입장했다.
알함브라 궁전(Alhambra)은 이베리아 반도에 정착했던 아랍계 민족인 무어인(Moors)들에 의해 지어진 궁전으로 에스파냐의 마지막 이슬람 왕조인 나스르 왕조의 무함마드 1세 알 갈리브가 13세기 후반에 창립 한 이래 이슬람 왕조가 무너진 뒤에도 잘 보존되어 스페인 속 묻어 있는 이슬람의 흔적을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크게 4 공간으로 구성 되어 있는 알함브라 궁전은 아름다운 정원과 분수의 헤네랄리페(Generalife), 요새로서 가장 처음 지어진 알카사바(Alcazba), 아라베스크 양식의 꽃인 나사리 궁전(Palacios Nazarie), 그리고 스페인 르네상스 시기의 건물인 카를로스 5세 궁전과 산타마리아 성당 및 프란치스코회 수도원으로 이루어 져 있는데 특히 나사리 궁전의 입장은 시간이 정해져 있어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드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우리의 관람 시간은 오후 두 시였고 그 동안 다른 곳들을 먼저 둘러본 후 입장 시간에 맞춰 나사리 궁전을 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입구를 들어서면 나오는 헤네랄리페(Generalife) 정원이었다.
한 겨울의 정원은 다소 메마른 듯 추워 보이고 곳곳에는 눈도 쌓여 있었지만 곳곳에 심어진 오렌지 나무가 생기를 북돋아 주었다.
따뜻한 봄이나 여름의 이 정원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생각하며 정원을 둘러보았다.
헤네랄리페 정원은 그라나다 왕의 여름 별궁으로 쓰였던 헤네랄리페 별궁(Palacio Del Generalife)으로 이어졌다.
아늑한 느낌의 이 여름 별궁을 둘러보며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따라가 보니 수로를 따라 춤추는분수가 인상적인 헤네랄리페 별궁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헤네랄리페를 나와 걷던 중 무너져 폐허가 되어버린 흔적들의 모습을 보며 뺏고 빼앗기며 치열하게 지나 온 역사가 새삼 느껴지기도 했다.
이어서 이슬람의 흔적이 아닌 르네상스 시대의 산물인 산타마리아 성당이 모습을 드러냈다.
원래 나스르왕가의 모스크가 있던 곳인데 모스크를 허물고 세운 교회라고 한다.
무너진 이슬람 왕조의 궁전을 보존하면서도 모스크를 허물어내고 교회를 지었다니 어쩐지 아이러니하다.
알함브라의 아름다움에 그저 카톨릭의 위상만을 나타낸 것일까…
산타마리아 교회 옆으로 카를로스 5세 궁전 역시 이슬람 왕조가 물러난 후 세워진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이다.
네모 반듯한 사각형의 건축물의 내부는 예상과는 달리 2층으로 이루어 진 원형으로 놀라운 반전을 보였다.
완성된 외부의 모습과는 달리 미완성으로 마무리 지은 심플한 내부의 모습이 상반되기도 한다.
이 곳을 지나 알함브라에서 가장 먼저 지어 진 알카사바 성채로 향했다.
요새의 목적으로 지어 진 만큼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알함브라에서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기도 하는 곳이다.
성채의 흔적을 따라 전망대로 오르니 눈 앞으로 펼쳐 진 그라나다 도시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멀리서 바라보는 도시의 모습은 마치 장난감 마을을 보는 듯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아 신기하기만 하다.
한참동안 그라나다의 풍경을 바라보던 우리는 어느덧 나사리 궁전의 입장 시간이 다 되었음을 깨닫고 서둘러 나사리 궁전으로 향했다.
왕의 집무실이자 생활 공간이었던 나사리 궁전(Palacios Nazaries)은 투박한 외벽의 모습과는 정 반대로 궁전 내부에 장식 된 이슬람의 화려한 아라베스크 양식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화려하고도 정교한 아름다움에 목이 꺾어져라 벽면의 장식을 올려다 보며 감탄했다.
어쩜 거대한 건물의 벽면 전체를 이토록 정교하게 조각했을지 새삼 이슬람 문화의 아름다움을 느기게 된다.
왕의 집무실을 나오니 커다란 연못이 궁전의 모습을 비춘다.
길이 35m, 넓이 7m에 이르는 이 연못의 양 옆으로 천국의 꽃이라 불리는 아라야네스(Arrauanes)가 심어져 있어 아라야네스 중정(Patio de los Arrayanes) 으로 불린다.
멋진 연못의 모습을 담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 사진을 찍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곳을 지나 사자 모양의 장식이 받치고 있는 원형 분수가 인상적인 왕의 사적 공간인 사자의 궁전을 둘러 보며 왕은 이 곳에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을까 상상 해 보기도 한다.
사자의 궁전을 지나 중정 남쪽의 아벤세라헤스의 방(Sala de Abecerrajes)과 북쪽의 두자매의 방(Sala de las Dos Hermanas)에서 또 다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바로 천장을 뒤덮은 무수한 종유석 모양의 장식 때문이었다.
이 곳의 천장을 바라보느라 고개는 더욱 더 뒤로 꺾였고 목 뒤가 아파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모습에 목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바라보았다.
알함브라 궁전의 모든 곳들이 아름답기는 했지만 특히 나사리 궁전은 이 곳의 하이라이트였다.
과연 사람들이 몰리지 않게끔 시간을 정해 두는 데는 이유가 있구나 생각이 든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는 오래 된 음악으로 내게는 익숙했던 곳, 알함브라 궁전.
우리에게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가톨릭이 장악한 이 도시에 남겨 두었던 이슬람 문화의 아름다움과 쓸쓸하면서도 화려함으로 남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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