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뉴스



★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130편, 험블리 세계여행 - 영국 프리미어리그


한국관광공사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인 해외여행객은 2,0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된다. 글로벌 시대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세계여행! 우리의 이웃일 수도 있는 울산의 신혼부부(애칭: 험블리)가 무기한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그들의 세계여행기를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알찬 정보와 답답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유럽 여행의 묘미는 여러 곳에서 찾아 볼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세계 4대 축구 리그인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Premier League), 스페인의 프리메라 리가(Primera Liga), 이탈리아의 세리에 A(Serie A), 그리고 독일의 분데스리가(Bundesliaga) 직관해 보는 것 또한 큰 즐거움일 것이다.
사실 축구에는 큰 관심이 없는 나로선 그다지 생각해 보진 않았지만 축구의 종주국인 영국 여행을 하면서 한번쯤은 축구의 열기를 느껴 보고 싶었던 데다 요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한국 선수들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 게다가 축구 얘기만 나오면 눈이 반짝이는 엄 남편의 모습에 적어도 한 두 번은 경기장을 찾아 보기로 했다.


영국에 도착한 이후로 엄 남편은 열심히 경기 날짜와 시간을 검색해 왔었는데 마침 런던에서의 하루 일정에 유명한 축구 팀인 아스널(Arsenal) 대 허더즈필드(Huddersfield), 그리고 첼시(Chelsea) 대 스완지 시티(Swansea City)의 경기가 있었기에 두 경기 중 하나를 선택 해야 했다.


2017년 11월 당시 스완지 시티 소속이었던 기성용 선수의 모습도 볼 겸 해서 우리는 첼시 경기를 택했다.
그 대신 아스날 경기장 구경을 오늘 하루의 시작으로 택했다.
런던의 대표적 대중 교통 수단인 튜브(tube)를 타고 아스날 역에 도착했다.
경기가 열리는 날 오전의 아스널 경기장 주변은 마치 폭풍 전야처럼 고요하기만 했다.
단지 우리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이 멋진 경기장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고 있었다.
후원사인 에미레이트 항공 이름을 따서 경기장 이름도 에미레이트 스타디움(Emirate Stadium)이구나.


역시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떤 분야에 있어서는 돈이 곧 권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스널의 역사와 명성은 그 돈과 권력에 전혀 가려지지 않는 대단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단지 경기장 주변을 구경할 뿐인데도 엄 남편은 마치 놀이 동산에 온 듯 신이 나 보이는 모습에 진작 와 볼걸 하는 생각에 남은 유럽 여행 동안만이라도 가능한 한 더 많은 곳을 방문해 보기로 생각했다.
이 팀의 대표적인 선수인 티에리 앙리(Thierry Henry), 데니스 베르캄프(Dennis Bergkamp)를 비롯한 전설적인 선수들의 동상이 자랑스럽게 세워져 있다.


경기장 기념품 샵에 들어간 엄 남편은 마침 축구를 좋아하는 체육학과 동기들 생각이 나는지 아스널 로고가 새겨진 기념품을 사서 선물로 보내 준다고 한다.
끈끈하고 따스한 엄 남편의 우정에 잠시 감동 받으며 나 자신을 반성해 보기도 한다.
잠시나마 아쉬움을 달랬던 아스널에서의 시간을 뒤로 하고 저녁 7시경에 있을 첼시와 스완지 경기를 기대하며 남는 시간을 런던의 거리를 걸으면서 보내기로 했다.

튜브를 타고 우리는 오늘날 런던의 교통, 문화, 상업의 중심지인 킹스 크로스 (King’s cross)역에 도착 했다.
또한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9와4/3 플랫폼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많은 기차와 지하철 노선이 겹치는 복잡한 곳이기에 이동하는 많은 사람들로 분주하지만 해리포터 샵 주변으로는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더 많아 보이기도 한다.

특히 해리포터 주인공들이 미지의 플랫폼으로 들어 가는 장면을 재현한 포토존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많은 사람들로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다.
사진 찍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우리도 한 컷을 남기고 싶긴 했지만 너무도 긴 줄을 기다리기 지루해 진 우리는 기념품 가게만 구경하고 이 곳을 뒤로했다.

천천히 이 도시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던 우리는 엄봉이가 보고 싶다고 했던 타워 브릿지를 향해 이동했다.
맑았던 하늘은 어느덧 또 다시 흐려졌고 시간은 흘러 어둠이 찾아오기 시작 했을 때 만난 타워 브릿지는 위엄 있고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템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중 가장 야경이 아름다운 다리라고 하기에 어둑해 진 이 시점에서 조금만 더 기다리면 멋진 야경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쌩쌩 부는 칼 바람에도 템스강 주변을 산책 하며 기다렸다.
잠깐 동안 힘겨웠던 기다림은 우리를 결코 실망시키지 않았다.

어느새 주변의 불빛이 하나 둘씩 들어왔고 타워 브릿지 역시 새하얀 빛을 내기 시작 했다.
아름다운 야경의 모습에 심취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던 우리는 어느새 축구 경기 시간이 임박해 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둘러 첼시 축구 팀의 홈 구장인 스탬포드 브릿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경기 시간이 다 된 구장의 주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곳곳에서는 암표를 판매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첼시 팀을 상징하는 문양이 새겨진 새파란 색의 스카프를 사서 목에 두른 후 얼른 경기장에 입장 했다.

이미 가득 차 있는 구장은 축구 팬들과 응원단들의 함성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고 왠지 모르게 내 가슴도 설렘에 두근대고 있었다.
곧 이어 선수단이 입장하고 경기가 시작 되었다.
원정 경기를 치르러 온 스완지 팀의 기성용 선수는 멀리에서도 눈에 띄었다.
결과는 1대 0으로 첼시의 승리로 끝이 났고 안으로 굽는 팔은 어쩔 수 없는지 상대 팀인 기성용 선수를 계속해서 응원하게 되었다.
두 팀 모두 멋진 경기에 축구에 관심 없던 나 역시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런던은 많은 관광지와 박물관 및 미술관들 등으로 볼거리와 즐길 거리들로 가득한 도시이지만 오늘 우리가 즐긴 런던은 축구의 종주국으로서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고 즐겼던 하루였다.
이로서 길고도 짧았던 한 달간의 영국 여행을 끝맺게 되었다.
다음날 오전에는 다시 도버 항에서 페리를 타고 프랑스로 향한다.
언젠가 다시 영국을 찾아 가보지 못한 도시들을 여유롭게 여행 하리라 다짐하며 영국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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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12월 31일 131편 연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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