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뉴스



★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129편, 험블리 세계여행 - 윈저 성을 지나 런던으로


한국관광공사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인 해외여행객은 2,0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된다. 글로벌 시대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세계여행! 우리의 이웃일 수도 있는 울산의 신혼부부(애칭: 험블리)가 무기한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그들의 세계여행기를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알찬 정보와 답답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영국 여행을 계획한 한 달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는 가운데 바스와 스윈던에 잠시 머물렀던 우리는 영국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 할 런던을 향해 계속해서 달려 나갔다.

그렇지만 런던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윈저 성(Winsor Castle)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들렀다 가 보기로 했다.

런던에서 약 35km 떨어진 템스 강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세워져 있는 윈저 성(Winsor Castle)은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그 자리에 보존된 성채로 런던의 버킹엄 궁전, 에든버러의 홀리루드 궁전과 함께 영국 군주의 공식 주거지 가운데 하나이며 실제 거주 하고 있는 성으로는 세계 최대의 규모라고 한다.


불과 몇 달 전인 2018년 5월 19일에 영국 왕위 서열 6위이자 엘리자베스 2세의 손자인 해리 왕자와 매건 마클의 결혼식이 열리기도 했었던 윈저 성은 평소에도 엘리자베스 여왕이 주말 대부분을 국정을 돌보며 휴식도 취하는 주말 궁전으로 주로 사용 되기에 운이 좋으면 가끔 여왕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고도 한다.

약 두 시간 정도를 달려 윈저(Winsor)에 도착한 우리는 성 근처의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걸어서 오르막을 올라가야 했다.

성의 정문을 향해 튼튼하고 웅장한 느낌의 성 외벽을 따라 걸어 오르고 있을 뿐인데 벌써 윈저 성의 위엄이 느껴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오랜만에 보는 맑은 하늘 아래 잘 가꿔져 있는 푸른 잔디로 인해 성의 모습은 생기가 넘쳐 보이기 까지 하다.

걸어 올라 가며 느낀 생기 넘치는 기운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성의 정문 앞에 이르자 비수기 치고는 제법 모여있는 사람들과 그 인파를 컨트롤 하는 경찰들, 그리고 곳곳에 취재진들이 모여 있었다.

매일 오전 11시, 겨울철은 격일로 근위병 교대식이 진행 되는 것이라 생각 했는데 왜 굳이 이렇게 취재진들까지 모여 있는 것일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경찰관에게 물어 보니 그저 근위병 교대식 이라고만 대답 한다.

사실 의도치 않게 근위병 교대식에 맞춰 도착 했으니 구경부터 해 보자 라는 생각으로 사람들 속에 잠시 서서 교대식을 구경하기로 했다.

정문에서 대기중인 군악대와 근위병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 했고 곧 이어 행진이 시작 되었다.


경쾌한 군악대의 연주에 맞춰 진행된 근위병 교대식은 꽤나 길게 진행 되었고 어디론가 계속해서 행진 했다.

이 때 어디선가 사람들이 수근 대는 소리에 귀를 귀울여 보니 마침 오늘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어쩐지 매일 있는 단순한 교대식이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멋진 군악대의 행진도 보았고 여왕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니 그야말로 금상첨화구나 라는 생각에 흥분 되었으나 아쉽게도 여왕은 볼 수 없었다.

주위 사람들의 성 내부에서 여왕이 지나 갔다, 손을 흔들어 보였다 등등의 웅성거림이 있었지만 우리 눈으로는 보지 못했으니 일단 기대는 접어 두었다.

긴 줄의 행진이 멀리 사라진 후에야 사람들은 다시 흩어지기 시작 했고 성 내부 관광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매표소를 향했다.

하지만 관심사가 남달랐던 우리는 성 내부를 걷는 대신 웅장한 성의 외형을 바라보는데 만족 했고 이 곳에서 유명하다는 캐시미어 제품들과 영국 브랜드의 상품들을 구경하며 마을을 둘러 보기로 했다. 

왕실의 생활과 이곳의 역사를 들여다 보며 성 자체를 즐기는 것도 좋겠지만 영국스러울 정도로 고집스러운 듯 위엄이 느껴지는 윈저 성의 모습을 천천히 바라보며 성 주변 마을의 모습도 즐겨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윈저 성의 유명세에 가려져 큰 매력으로 다가 오지는 않을 수 있겠지만 복잡한 관광지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를 갖기에 좋은 곳이다.

윈저 성을 뒤로 한 우리는 영국 여행의 종착지인 런던에 도착 했다.

해는 순식간에 넘어 가고 있었고 런던의 하늘은 어느새 어둠이 찾아 왔지만 오히려 어두운 밤거리가 더욱 반갑게 느껴 진 건 바로 크리스마스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하늘이 점점 더 어두워 지면서 예쁘게 장식 된 거리의 불빛들에 더욱 아름다운 빛을 내기 시작 한 런던의 거리를 우리는 어린 아이 마냥 신나게 활보 했다.

한 달간의 영국 여행 중 만난 가장 큰 도시와 가장 많은 사람들, 그리고 가장 화려한 장식들을 바라보며 역시 런던은 클래스가 다르구나 하며 연신 감탄했다.

어둠이 깔려 아름다운 빛을 내는 건 템즈 강변도 마찬가지였다.

런던의 상징 중 하나인 빅벤(Big Ben)이 공사에 들어 가 하얀 천막으로 뒤덮여 있어 조금 아쉽긴 했지만 오히려 공사 중인 밝은 불빛은 빅벤의 존재감을 잃지 않게 지켜 주는 듯 밝게 빛나고 있었다.

반대 편의 런던 아이(London Eye)의 붉은 조명은 템즈 강을 더욱 화사하게 해 주었다.

이렇게 빠르게 시간이 지나 드디어 도착한 종착점 런던에서의 첫 밤은 너무도 아름다웠고 황홀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스코틀랜드에서 보내며 그 매력에 푹 빠져 있긴 했지만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영국의 모습을 지닌 곳은 바로 오늘 지나 온 윈저 성과 런던이라는 생각에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한 반가움이 느껴졌다.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남은 여정을 계획하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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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12월 27일 130편 연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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