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90편, 험블리 세계 여행 - 부체지 산을 오르다
우리의 마음을 사로 잡은 도시 시나이아의 아침이 밝았다. 조금 흐린 날씨지만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시나이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부체지 산(Bucegi Mountains)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부지런하게 등산을 해도 좋겠지만 아주 감사하게도 이 곳에는 텔레카비나(Telecabina)라는 케이블카가 운행 되고 있어 편하게 높은 산 정상을 오를 수 있다. 이 산의 높이는 무려 2000m 라고 하니 게으른 우리 부부에겐 단단히 마음 먹지 않고서야 걸어서 등반하기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라며 핑계거리를 댄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텔레카비나 탑승구를 찾아 들어 섰는데 웬일인지 너무 한적하고 조용해서 운행이 중단 된 건 아닌지 걱정되었다.
우려와는 달리 잘 운영되고 있는 텔레카비나의 대기실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탑승시간에 맞춰 안내에 따라 케이블카에 탑승 했다.
언제나 그렇듯 케이블카에 오를 때나 출발할 때의 두근거림과 설렘은 기분 좋기도 하고 약간 두렵기도 하다. 지상에서 출발하는 이 케이블카는 해발 1400m 의 산 중턱까지 운행한다. 이후 그 곳에서 2000m까지 올라 가는 케이블카로 갈아타야 한다. 천천히 높은 곳을 향해 올라 가던 케이블카는 어느덧 1400m의 지점에 도착 했다.
중간 지점인 이 곳에도 카페와 휴식 공간들이 충분이 마련 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쉬어갈 수 있게 해 놓았다. 하지만 우리는 쉬지 않고 바로 다음 케이블카 탑승구로 향했다.
2000m 고지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하자 가슴이 두근거린다. 많은 사람들은 태운 케이블카는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가파른 경사를 올라 우리를 안전하게 내려 주었다.
멋진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고도가 높아서인지 흐린 날씨와 더불어 공기가 제법 차갑지만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상쾌함에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눈이 많이 내리는 한겨울이면 스키장으로 운영 되는 이 곳은 여름엔 이렇게 멋진 뷰를 제공하며 관광객들을 이끌어 낸다.
작은 조각처럼 아름다운 시나이아의 모습 뒤로는 넓게 펼쳐진 산과 들판이 조화를 이룬다. 이곳 저곳을 누비며 산 정상에서의 멋진 풍경을 눈으로 담아 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000m의 고지대에서 멋진 풍경을 즐긴 우리는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1400m 지대로 내려가보기로 했다. 사실 조금 출출해진 우리는 아까 지나오면서 봤던 카페들이 생각나기도 했기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1400m 지점에 내려 오니 고기 굽는 듯한 고소한 냄새와 연기가 가득히 퍼져 우리의 침샘을 마구 자극했다. 여러 종류의 고기들이 커다란 불판 위에 굽히고 있었고 저 중 어떤 것을 먹어 볼까 고민 하던 중 주변 사람들과 주방장의 추천으로 소시지 종류와 다진 고기를 뭉쳐 구워 먹는 미치(Mici)라는 음식을 주문해 먹어 보았다. 역시나 한 입 베어 물자 마자 엄지가 저절로 척 올라갈 정도로 맛있는 음식과 1400m 산중턱의 신선한 공기와 멋진 풍경이 더해지니 어느 고급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식사 시간이다.
멋진 풍경과 맛있는 음식, 유쾌하고 즐거운 사람들과 함께한 하루의 시작이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출처 : 영남연합신문. 뉴스(http://www.ynyonha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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