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63편, 험블리 세계 여행 - 언제나 정겨운 그 곳, 고리스
아르메니아 남동부에 위치한 도시인 고리스(Goris)는 아제르바이잔과의 국경에서 가까운 삼림 지대에 위치해 있어 고지대의 멋진 배경이 함께 하는 곳이다.
아늑한 숙소에서의 달콤한 휴식 후 이 마을을 둘러보러 나섰다.
이 작은 마을은 딱히 관광지로서 볼만한 게 있다기보다는 현지 사람들이 생활하며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곳이다. 마치 낯선 친척 집에 놀러 온 기분이라고나 할까.
작은 도로 한편의 풀밭으로 방목 중인 돼지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양이나 소들이 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는 모습과는 상반되게 돼지들은 집 근처의 작은 풀밭을 돌아다니는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난다. "돼지야~여기 봐봐~" 엄봉이가 돼지들을 향해 말하자 풀 뜯다 말고 고개를 들어 웃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내는 귀여운 모습에 우리 둘 다 웃음보가 터졌다.
이들은 마냥 동네를 떠돌아 다니는 돼지가 아닌 돼지의 주인은 따로 있는 나름 방목 중인 돼지였다. 주인은 우리가 신기해 하는 모습을 보며 다가왔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우리에게 뭔가를 보여주겠다며 따라오라 한다. 돼지들도 주인을 따라 졸졸 따라 온다. 갸우뚱하면서 수풀 뒤쪽으로 오라는 그를 따라가 보니 너무도 깜짝 놀라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뾰족뾰족 솟아 있는 듯 한 바위들이 그야말로 절경을 이룬다. 그 사이로 쏙쏙 들어가 있는 집들 역시 너무도 잘 어울리는 풍경의 일부가 된다. 이토록 작고 소박한 마을 뒤쪽으로 이런 어마어마한 바위산이 마을을 지켜주는 듯한 너무도 멋진 모습에 한참 동안 감탄하며 바라보았다.
멋진 고리스의 풍경을 보여 준 청년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이곳을 나왔다. 시내 중심으로 나가기 위해 걸어가는 길목에 아이들이 뛰놀다 신기하게 생긴 우리를 한참 쳐다본다. 그 중 다른 아이들 보다 좀 커 보이는 소녀가 우리를 향해 말을 건넨다. "Hello! What's your name?(안녕하세요? 이름이 뭐예요?)" 다짜고짜 이름을 묻는 모습에 살짝 당황했지만 여유롭게 이름을 얘기해주며 대답해주었다. 그러고는 별말없이 신기하다는 듯 웃으며 우리를 바라본다. 아마도 아직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 단계인가 보다 생각하며 함께 사진 찍자고 부르니 다들 부끄러운지 뒷걸음질 쳤다. 그래도 우리에게 말을 건 예쁘장한 소녀를 달래 함께 사진을 찍자 다른 아이들은 서로 낄낄대며 신기한 눈으로 우리를 쳐다본다. 너무도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에 흐뭇해진다. 우리는 이만 가던 길을 계속 가기 위해 아이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떴다. 우리 뒷모습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bye bye~ 하며 인사를 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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