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뉴스

 


 

(★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이 연재됩니다.)
7편, 남고비 사막 - 힘겨운 고비들 

거센 바람소리와 주인 아주머니의 노크 소리에 잠을 깼다. 침낭 속에 쏙 들어간 몸은 따스했지만 게르 안의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스치니 오늘도 역시나 춥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날이 흐려 하늘이 뿌옇다. 이런 내 생각을 읽었는지 주인 아주머니는 연료가 가득 담긴 통을 들고 우리 게르 안으로 들어 와 불을 지펴 주었다.
연료는 대체로 나무 땔감이지만 아주머니의 연료통엔 뭔가 퀴퀴한 냄새가 섞여 있어 도데체 뭔가하고 들여다 보니 시커먼 뭉치들이 가득 들어 있다. 윽! 말린 말 똥이다. 너른 들판의 풀만 뜯는 말의 똥은 수분이 적기 때문에 말리면 좋은 연료가 된다고 하니 자연에서 얻은 제대로 된 땔감이 된다고 한다.

 
“바이흘라!(감사합니다)”
혹여나 차가운 공기에 손님들이 추울까 아침 일찍 찾아와 불을 지펴준 아주머니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주인 아주머니의 방문 후 곧 문을 똑똑 두드리며 데기가 들어왔다.
“셑흥암브라레!(좋은 아침이야!)”
오늘도 여행자 한 명이 추가 되어 우리의 여정에 함께 하기로 했기에 지금 감바 아저씨가 그를 데리러 출발했고 곧 함께 도착 한다는 소식을 전하러 온 것이다. 약 한시간 후 거센 바람을 헤치고 온 밝은 모습의 까무잡잡한 여성 여행자가 데기와 함께 들어왔다. 그녀의 이름은 ‘다하’, 태국에서 온 친구이다. 여행사에서 일하는 그녀는 한 달간의 휴가를 즐기러 몽골로 왔다고 한다. 이 곳 욜링암을 오전에 데기와 함께 다녀온 후 우리와 함께 다음 행선지로 향하기로 했다. 오늘 오전의 궂은 날씨가 마음에 걸리지만 그녀는 씩씩하게 잘 다녀 오겠다며 욜링암으로 떠났다.

 바람소리는 여전히 거세고 심지어는 눈발도 날린다. 그들이 돌아올 때까지 게르에서 기다리고 있던 나와 엄봉이, 그리고 한은 궂은 날씨에 욜링암으로 간 사람들이 걱정 되었지만 다행히도 두 세시간 후 무사히 잘 돌아와 함께 식사를 하며 이곳에서의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이렇게 꾸려 진 우리 여행 팀은 이제 몽골 고비 지역의 남쪽에 위치한 남고비 지역의 하이라이트인 홍고르 엘스로 향한다.
 
 고비(Gobi)지역이어서 일까...우리는 고비 사막을 가는 길에 힘든 고비들을 넘겨야 했다. 우리 모두와 짐을 다 싣고 푸르공이 출발하던 그 때 첫번째 고비를 맞았다.
푸르공이 바람에 휘청이며 당최 나아가질 않는다. 푸르공 운전 베테랑인 감바 아저씨 역시 힘겨워 하는 모습이었다. 작은 오르막을 오르지 못해 한참을 그 자리에서 맴돌며 시동도 꺼지는 등 출발부터 뭔가 낌새가 좋지않다. 몇 번을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마침내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한 푸르공에 우리 모두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곧 비포장을 지나 포장된 도로로 진입하며 두 번째 고비를 맞았다.
 
 자욱한 안개로 앞이 보이지 않는다. 속도를 줄여 천천히 나아 가자니 거센 바람이 가로 막는다. 게다가 몸을 가누기도 힘든 바람 속에 눈보라까지 치니 온 사방이 새하얘져 도로를 달릴 수가 없고 설상가상으로 푸르공의 시동 역시 말을 잘 듣지 않아 한동안 거센 눈보라 속에 갇혀 있는 꼴이 된 것이다. 재미난 경험이기도 하지만 덜컥 겁도 난 우리와는 달리 눈을 보기 힘든 더운 나라에서 온 한 과 다하는 그 사이 제법 쌓인 눈에 너무도 신이 난 나머지 푸르공 밖으로 나가 뛰어다니며 눈도 만져 보고 서로 사진도 여러 장 찍으며 거센 눈보라 속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에겐 그다지 반갑지도 예쁘지도 않은 눈인데…

 
안간 힘을 다해 조심스레 눈보라 치는 도로를 달린 몇 분 후 서서히 날이 개기 시작 했지만 여전히 거센 바람에 경찰들이 교통 통제를 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 세 번째 고비를 맞았다. 이런!!!기상 악화로 더 이상 남고비 지역으로 들어 가지 못하니 인근 작은 마을에서 대기 한 후 상황을 지켜 보며 이동해야 한다는 것!!! 어쩔 수 없이 들어간 마을은 엄청난 모래 바람에 마을 주민들도 밖에 나오지 않고 집에만 머무는 듯 해 너무도 휑한 느낌이다. 우리 외에도 다른 여행객들을 실은 많은 푸르공들이 그 곳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러다 꼼짝없이 이곳에 발이 묶이는건 아닐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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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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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저희 험블리 부부도 멀리 타국에서 추석기분 느끼며 잘 보내고 있습니다. 저희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 남은 추석연휴 잘 보내시고, 다음연재에는 더욱 재미있고 알찬 저희의 여행기로 찾아뵙겠습니다^^.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10월 9일 8화 연재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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