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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55편, 험블리 세계 여행 - 카즈베기의. 게르게티 사메바 성당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눈을 떴다. 도대체 언제, 어떻게 방에 들어온 지도 모른 채 지끈거리는 머리를 겨우 달래며 마른 목을 축이고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어제 마신 지나치게 많았던 양의 차차로 나뿐 아니라 모두가 만신창이다. 어제 먼저 자리를 뜬 레오 아저씨는 멀쩡하지만 그의 아들은 우리보다 더 만신창이인 듯한 모습으로 아침 인사를 건네었다.. 오늘은 레오 할아버지가 소개 해 준 숙소로 옮겨야 한다. 1박만을 예약했던 우리는 이 곳에서 하루 더 머물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예약이 차 있었기 때문에 아저씨가 아는 집을 소개 해 준 것이다. 바로 아래쪽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인데 4인인 우리를 위해 주인의 어머니가 살고 있는 집을 잠시 빌려 주었다. 마당에서 뛰어 놀던 아이들은 우리를 보자 하던 놀이를 멈추고 신기하게 생긴 이방인들을 바라보며 말을 걸어보기도 했다. 오늘은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준 죄로 이곳에서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벌을 받았다는 프로메테우스의 신화가 서린 카즈베기에서도 예쁘게 자리 잡고 있는 게르게티 사메바 성당으로 오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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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게티 수도원을 오르기 위해서는 입구에서 합승 택시나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우리는 트레킹 겸 해서 걸어서 올라 가보기로 했다. 길이 험난해 우리가 렌트한 4륜구동 차량도 힘들 거라는 주인 아주머니의 말을 참고했지만 길은 생각만큼 나쁘진 않았고 숨을 헐떡이며 힘겹게 걸어 오를 때 유유히 지나다니는 자동차들을 보며 숙소 주차장에 두고 온 우리 차가 눈에 아른거린다. 낑낑 대며 산을 오르다가도 뒤를 한번씩 돌아 보면 눈에 펼쳐진 아름다운 스테판츠민다의 모습과 살랑거리는 시원한 바람에 위안을 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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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하고 빙빙 둘러 가는 도로 대신 바로 오를 수 있는 산길을 택한 우리는 점점 지쳐갔다. 날씨는 덥고 숨은 가빠 오고 길은 가파르고... 비포장 도로지만 차라리 차를 운전해 오르는 편이 나았겠다 라고 생각 될 만큼 힘든 산행이 되어 버렸다.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부러울 정도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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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오르다 어느새 게르게티 성당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잠시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뒤를 돌아 작아진 마을의 모습을 바라보며 쉬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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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게르게티 수도원에 한껏 다가섰다. 설산의 카즈베기를 뒤로 한 아름다운 수도원의 모습에 희열을 느끼며 행복함에 한참을 바라보았다. 힘들었던 만큼 더욱더 값지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http://ynyonhapnews.com/news/view.php?no=1866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3월 26일 56편 연재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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