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이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46편, 험블리 세계 여행 -므츠헤타의 즈바리 수도원
조지아 자동차 여행을 함께 하게 된 찰떡부부와의 첫 목적지는 트빌리시와 인접해 있는 므츠헤타(Mtskheta) 지역, 그리고 므츠헤타를 바라보고 있는 높은 산 꼭대기의 즈바리(Jvari) 수도원이다. 차로 약 20분이면 도착하는 므츠헤타는 2~5세기 이베리아 왕국의 수도이자 종교 중심지였으며 멋진 스베티츠호벨리 성당과 즈바리 성당을 남겼고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자동차 여행에 앞서 예약해 둔 트빌리시 올드 타운 내 현지 렌터카 업체로 차량을 픽업하러 갔다.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여행자들이 차량을 기다리고 있었고 곧 우리가 약 3주간 타고 다닐 작은 4륜 구동 자동차를 맞이 했다. 유명 렌터카 회사들이 깨끗한 새 차들이 많은 것에 비해 현지 업체에서는 현지인의 개인 차량을 대여하고 중개하는 시스템인 듯 했다. 우리가 렌트한 차량의 차주는 좋은 연료를 넣어 달라 너무 험한 길로는 다니지 말아 달라 등 신신 당부를 하며 본인 자동차에 큰 애착을 보였다. 꼼꼼히 차량을 살핀 후 므츠헤타를 향해 달려 나갔다. 그러던 중 므츠헤타 근처의 오르막 길 골목에서 자동차에 문제가 생겼다! 문제 없이 잘 가던 차가 갑자기 아무리 악셀레이터를 밟아도 20km이상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이었다. 안간힘을 다해 힘겹게 오르막을 오른 우리는 차주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 인근 타이어 센터에 도움을 요청 한 뒤 직원이 다시 차주에게 전화를 걸어 우선 본인이 우리가 있는 곳으로 오겠다 라는 말을 남겼다. 고속도로 한 복판에 있는 우리를 도대체 어떻게 지금 당장 찾아 오겠다는 건지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몇 분 후 거짓말처럼 그가 우리 앞에서 차를 세워 내렸다. 그는 연료가 문제인 것 같다며 좋은 휘발유를 넣어 주길 신신 당부 했고 우리는 그 이후로 브랜드 주유소에서 프리미엄 연료만을 넣어 가며 차량에 다시 문제가 생기지 않길 바랬다. 다행히 이후엔 큰 문제 없이 자동차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스베티츠호벨리 성당 앞 주차장에 내리자 불안했던 마음이 다시 편안해 졌고 그제야 아름다운 므츠헤타의 풍경이 눈 앞에 들어왔다. 스베티츠호벨리 성당으로 가는 길에는 여러 상점들이 들어 서 있었고 재미있는 시장의 구경에 사람들의 북적임 또한 즐겁게 느껴졌다.
복잡하고도 재미난 골목들을 지나 윤곽이 드러난 스베티츠호벨리 성당의 모습이 너무도 멋스럽다. 사실 처음엔 산 꼭대기에 있는 즈바리 수도원에만 관심을 갖고 있었던 터라 자칫 이 곳은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오길 잘했다 라는 생각이 거듭 들었다.
멋스러운 성곽 안으로 연필 심을 떠오르게 하는 교회 지붕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성곽 안으로 들어 가니 넓은 광장에 우뚝 서 있는 스베티츠호벨리 대성당(Svetitskhoveli Cathedral)은 조지아 정교 지도자가 거주하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 성당의 존재가 마을 주민들에게는 꽤나 크고 중요한 위치인 듯 느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