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이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34편, 험블리 세계 여행 - 불과 바람의 도시, 바쿠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 불을 숭배하는 조로아스터교가 탄생한 곳이자 실크로드가 지나며 번영했던 나라이다. 아제르바이잔의 수도인 바쿠는 페르시아어로 ‘산 바람이 심하게 부는 곳’ 이라는 뜻의 ‘바트쿠베’ 에서 유래 되었으며 실제로 연간 250일 정도로 많은 바람이 부는 곳이라 한다. 또한 세계적인 산유국인데다 곳곳의 끊임 없이 뿜어져 나오는 천연가스 때문일까, 그래서 바쿠는 불과 바람의 도시라는 멋진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화창한 날씨의 햇살과 바람을 맞으며 바쿠 시내로 나섰다.
바쿠의 번화가인 니자미(Nizami) 거리로 쭉 이어지는 신시가지는 더운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 길을 걸으며 즐겁게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 나무 그늘에 앉아 잠시 쉬어가며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사람들 등으로 이 곳은 가득 차 있었다.
길을 걷다 발견한 어느 패스트푸드 점의 아이스크림 콘이 하나에 0.5마낫(약 320원)이란 광고판에 이끌려 엄봉이와 사이 좋게 하나씩 먹었다. 저렴한 것엔 역시 한입 거리인 작은 사이즈 라는 이유가 있었지만 이 한입으로 너무도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슬람교가 약 90% 이상을 차지하는 이슬람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신시가지는 거의 유럽풍의 건물들로 가득 차 있는데다 활기차고 개방적이며 자유로운 도시의 현대적인 분위기가 참 독특하다. 재미있는 시내 중심가의 모습을 둘러보며 신나 하는 우리에게 현지인들이 신기한 듯 다가와 어디에서 왔느냐고 묻기도 한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너무도 신기해 하며 우리에게 같이 사진을 찍자는 요청도 여러 번 받아 기꺼이 함께 그들의 핸드폰에 우리의 흔적을 남겨 주었다.지금 어느 누군가의 핸드폰 사진함에 우리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저장 되어 있겠지… 기분 좋게 이 거리를 걸으며 시간을 보낸 우리는 해가 질 때쯤 천천히 해안가로 향했다. 뜨겁던 한 낮의 해가 어느새 넘어가고 해안가의 시원한 바람이 부니 한결 더 산책하기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