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뉴스=허정연 기자)
★매주 월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연재됩니다.
153편, 험블리 세계여행 - 모로코에서 만난 예쁜 한인 게스트하우스
한국관광공사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인 해외여행객은 2,0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된다. 글로벌 시대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세계여행! 우리의 이웃일 수도 있는 울산의 신혼부부(애칭: 험블리)가 무기한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그들의 세계여행기를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알찬 정보와 답답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코 끝에 느껴지는 한기에도 담요 속은 따뜻해 꿀 잠을 잔 우리는 창 사이로 비집고 들어 오는 햇살에 눈을 떴다.
부엌에선 한창 아침 식사 준비 하는 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에 배가 고파진 우리는 어떤 조식이 나올까 기대했다.
따뜻한 공기밥과 찌개나 국을 기대했지만 모로코식 건강 아침식사가 깔끔하게 준비 된 식탁을 보고는 잠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지만 모로코에 왔으니 모로코식 아침을 즐겨 보는 것도 좋은 경험!
어머니께서 정성껏 준비 하신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상쾌한 아침 공기를 쐬러 옥상으로 올라 가 보았다.
옥상의 문을 열자 마자 악쇼르 산악 지대의 멋진 절경에 우와~하는 환호성이 절로 나왔다.
이 곳을 미리 알고 왔더라면 며칠 더 머물며 지내도 좋았겠다 라는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오늘은 이 곳 악쇼르 지역이 아닌 쉐프샤우엔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서야 한다.
쉐프샤우엔 마을에서 약 23km 정도 떨어져 있어 택시를 타고 이동 해야하는데 문제는 이곳에는 택시를 잡기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오히려 히치하이킹으로 지나가는 차를 잡아 얻어 타고 가는 편이 더 쉽다고 한다.
어차피 이 도로는 쉐프샤우엔으로만 이어져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대하다고 하니 도전해 보기로 했다.
하지만 네 명이 차를 얻어 타고 가기엔 쉽지 않았고 한참을 서성인 끝에 우리를 안쓰럽게 보던 한 가게 앞 배달원이 쉐프샤우엔 까진 아니지만 택시들이 서 있는 마을까지 데려다 줄 수 있다 하기에 감사해 하며 올라 탔다.
샤우엔 가는 중간지점에 있는 한 마을에 택시들이 대기중인 곳에 세워 주었고 40디르함(약4,700원)으로 흥정 후 무사히 쉐프샤우엔에 도착 했다.
쉐프샤우엔에 숙소를 잡았더라면 좀 더 편했겠지만 이 또한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기로!
이미 동네 초입부터 파란색이 눈에 띄니 더욱 신이 나기 시작한다.
여기서 우리의 미션은 주류를 찾기 힘든 이슬람 국가의 이 작은 도시에서 술을 살 수 있는 곳을찾아 한 병이라도 사가기!
약주를 좋아하신다는 민박집 사장님 내외분을 위해 정보도 알려드릴 겸 우리도 한 잔 기울이면 금상첨화이니 말이다!
하지만 지도와 검색을 통해 나름 찾아 보긴 했지만 아무래도 쉽지 않다.
일단 발품을 팔아 여기 저기 다니며 사람들에게 물어 보기로 했다.
하지만...
하필 이 날이 금요일! 이슬람 문화권의 휴일이기에 웬만한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당연히 주류를 판매하는 가게들도 이 날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니...
그나마 주류를 판매하는 곳은 호텔의 바 에서 가능하다고 하니 일단 근처의 파라도르 호텔로 가 보았다.
역시나 모든 주류는 호텔 가격... 게다가 맥주를 제외한 다른 주류는 병 채로는 판매하지 않고 잔 단위로만 판다고 하니 역시 미션 실패다.
허탈한 마음에 여기까지 온 김에 목이나 축이자 하는 생각에 맥주 한 모금 하며 잠시 쉬었다.
에잇! 이왕 마시는 거 25 디르함인 플래그 맥주 말고 40 디르함의 카사블랑카 맥주로 한 병 맛 보았다.
그래서인지 확실히 플래그 맥주 보단 좀 더 맛있는 듯한 느낌이다.
호텔을 나와 샤우엔의 예쁜 골목들을 누비며 혹시라도 주류 판매하는 곳이 있는지 살펴 보기도 했다.
참... 이렇게까지 찾지 않아도 되긴 하지만 과연 도대체 현지인들은 어디에서 공급을 받는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오기가 생기기도 했다.
물론 이슬람 국가에서 술이 금기시 되어 찾기 힘든 것을 이해 하지만 젊은이들이 알음알음 즐기는 것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정말이지 궁금해졌다.
이렇게 시작된 궁금증으로 우리의 하루는 결국 쉐프샤우엔의 골목 구석구석을 훓어보게 했다는 것! 왠지 주객이 전도가 된 느낌이다.
모든 건물들의 벽엔 옅고도 짙은 파란색으로 물들어 있고 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좁은 골목은 마치 한 폭의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했다.
예전에 기독교의 박해를 피해 숨어 들어 온 이 좁은 공간에서 그들은 조금이라도 더 큰 희망을 품었으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골목을 걸으면 걸을 수록 동화 속의 예쁜 마을 같은 곳에 더욱 더 빠져 들었다.
그러던 중 딱 한군데만 더 가보기로 한 우리 일행은 택시를 타고 높은 언덕 위에 위치한 샤우엔 호텔까지 가게 되었다.
누가 보면 술꾼들이냐 하겠지만 적어도 한 병은 손에 쥐고 가야할 것 같은 오기가 생긴 것이다.
게다가 자꾸만 숙소 사장님 내외분이 좋아하실 모습이 떠오르기에...
하지만 우리의 오기는 뜻밖의 선물을 주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샤우엔 골목 구석구석을 보여주었다면 이번엔 샤우엔 마을을 한눈에 보여 주었다.
높은 지대를 올라 가니 푸른 색의 마을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술 한 병 사 들고 가겠다는 의지가 아니었다면 이 곳까지 왔을까? 아마도 샤우엔 마을 속에 있으며 만족했을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이 곳에서 주류를 사 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역시나 금액은 호텔 가격이라 선뜻 고르기가 힘들었다.
결국 선택한 것은 저렴한 레드 와인 두 병...
그래도 뭐 미션은 성공한 셈이니 여기에 만족하기로 하며 다시 샤우엔 마을로 내려갔다.
온종일 걸어 다녔더니 배에서는 밥 좀 달라며 꼬르륵댄다.
이 곳에 도착할 때부터 봐 둔 로컬 식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닭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하자 식욕은 더욱 강해진다.
맛 좋은 음식들로 기분 좋게 배를 채운 우리는 오늘 하루를 정말 알차게 보냈다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안고 숙소로 향했다.
이 날 힘들게 구한 와인 두 병으로 끊임 없는 얘기들로 즐거운 밤을 다 함께 보낼 수 있었다.
이렇게 작고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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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저희 험블리 부부가 잠시 충전의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충전의 시간 후, 다시 재미있고 알찬 여행 소식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겠습니다.
곧 다시 인사드릴께요.
-험블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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