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뉴스

 

 

★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115편, 험블리 세계여행 - 고풍스러운 쇼핑의 도시, 리즈

한국관광공사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인 해외여행객은 2,0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된다. 글로벌 시대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세계여행! 우리의 이웃일 수도 있는 울산의 신혼부부(애칭: 험블리)가 무기한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그들의 세계여행기를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알찬 정보와 답답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영국에서의 첫 날을 케임브리지(Cambridge)에서 보낸 우리는 영국 중부에 위치한 잉글랜드 웨스트요크셔주의 도시인 리즈(Leeds)로 향했다.
리즈(Leeds)는 요크셔 지방의 최대 도시로 동서 잉글랜드 지역을 잇는 에어강을 중심으로 교통의 요지를 이루며 모직물 공업과 거래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많은 중세 시대의 교회와 성당들뿐 아니라 트리엔날레 음악제로 알려져 있는 19세기의 코린잔타운 홀과 각종 미술관과 박물관 등이 즐비해 있는 중부 잉글랜드의 문화적 중심지라고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처음엔 리즈 라는 지명을 듣고는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바로 전성기를 뜻하는 ‘리즈 시절’ 이라는 신조어였다.
과연 이 곳과 이 신조어가 관련이 있을까 라는 생각에 알아 보니 이는 앨런 스미스 라는 영국의 축구 선수로부터 나온 말인데 축구팀인 리즈 유나이티드 FC에서 대활약을 펼쳤던 앨런 스미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로 이적하고 나서는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이를 안타깝게 여겼던 팬이 그의 전성기를 그리워하며 남긴 글에서 리즈 시절 이라는 말이 시작 되었다고 한다.
이 곳의 축구팀이었던 선수에게서 시작 된 ‘한 때는 잘 나가던 전성기 시절’ 이라는 말이니 이 도시와도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케임브리지를 출발해 약 3시간을 달려 온 우리는 오후 5시쯤이 되어서야 미들턴(Middleton)이라는 리즈 근교의 작은 마을에 예약해 둔 숙소에 도착했다.


겨울이 다가오는 11월의 영국은 해가 떠 있는 시간이 짧아져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나니 이미 어둑해져 가고 있었다.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을 둘러 보며 이들의 여유로운 삶에 다시금 감탄하게 된다.
지금껏 아등바등 거리며 바쁘게 살아 온 나에게 있어 이런 이들의 살아가는 방식은 이질감이 들면서도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다.
간단히 저녁식사를 한 후 하루의 피로를 풀며 리즈에서의 밤을 맞이했다.
다음 날 오전 숙소를 나선 우리는 이 곳에서 약 8km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리즈 시내를 둘러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자동차로 약 20분 가량을 달려 리즈 중심지에 도착해 맞이 한 첫 인상은 고풍스러움을 풍기는 쇼핑 거리 라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다가 올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리즈의 거리는 오가는 많은 사람들과 잘 꾸며진 쇼핑몰들로 화려하고도 분주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케이드 쇼핑몰에는 벌써 하얗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트리로 장식 되어 지나는 이의 발목을 붙잡아 또 다른 쇼핑 공간으로 끌어들인다.
아케이드 쇼핑몰 내에 진열 된 새하얀 테슬라 자동차는 어울리지 않는 듯 하면서도 마치 고풍스러운 장난감 가게에 진열 된 거대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연상케 하기도 해 재빨리 자동차 쪽으로 달려 가 사진을 한 컷 남긴 후 엄 남편에게 나도 이런 차 갖고 싶다며 한 마디 툭 던져 보았지만 역시나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뭐 당연한 결론일 테지만 어쩐지 씁쓸하다.
아케이드를 나와 실내에 형성 된 시장 중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는 160년 역사의 커크게이트 마켓(Kirkgate Market)으로 향했다.
이런 멋진 건물에 전통 시장이라니 믿어지지 않았지만 입구에는 아기자기한 장식으로 이 곳이 커크게이트 시장임을 확인 시켜 주었다.
커크게이트 시장(Kirkgate Market)은 1822년 야외 시장으로 시작 해 1850년에서 1875년 사이에 커버로 덮인 섹션이 생겨났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 브랜드 중 하나인 막크스 앤 스펜서(Marks&Spenser)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오랜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시장의 내부도 다양한 종류의 상점들과 깔끔하고 예쁜 실내의 모습도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해 주었다.
갓 구워 낸 듯 고소한 냄새로 유혹하는 빵들과 신선하고 먹음직스러운 여러가지의 해산물들과 육류들은 아직 한참이나 남은 저녁 식사 메뉴를 고민하게 한다.
보이는 것들 마다 사 들고 가고 싶은 충동이 들기에…
저녁 메뉴는 다시 고민해 보기로 하고 즐거운 커크게이트 시장 구경을 마치고 나와 뒤 쪽에 있는또 다른 쇼핑몰에 들어가 보았다.
새하얀 느낌의 세련된 실내 장식은 화려하다 못해 차가운 느낌마저 감돈다.
큰 감동 없이 다시 거리로 나섰다,
역시 오랜 역사를 지닌 건물들과 오가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포근함이 나는 더 좋은 것 같다.
리즈의 거리를 걸으며 출출해진 배를 무엇으로 채울까 고민하던 우리는 일단 쇼핑몰 중에서도 큰 규모의 트리니티 리즈(Trinity Leeds)라는 쇼핑몰 안으로 들어갔다.
쇼핑몰로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으나 쇼핑몰 내의 푸드코트에서 간편하게 요기를 하기로 한데다
투명한 창 밖으로 보이는 성 삼위일체 성당의 탑이 마치 이 곳의 일부인 듯 멋스럽게 잘 어우러
져 있는 모습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큰 규모의 푸드 코트에는 다양하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꽤나 많이 있었음에도 영국 음식을 먹어 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결국 피쉬 앤 칩스(Fish &Chips)를 선택했다.
사실 영국 음식이라고 하기에는 스낵에 가깝지만 이것 외에는 떠오르는 것이 딱히 없기에 선택한 것이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시원한 맥주와도 제법 잘 어울렸고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나오니 어느덧 해는 기울어 가고 있었다.
4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을 가리키는 시청사 종탑의 시계가 잘못 된 것은 아닌지 재차 확인하며
겨울의 영국은 해가 너무 짧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고 있었다.
해가 저물어 가니 리즈의 또 다른 화려한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곳 저곳에서 들어 오는 불빛들은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 주는듯 하다.
해가 짧아지니 낮에 활동 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야경을 보기 위해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구나 생각하며 영국의 겨울에 대한 불평은 그만 두기로 한다.
오랜 역사와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함께 화려한 쇼핑 거리와 현대적인 쇼핑몰로 가득한 특이한 매력을 지닌 도시 리즈의 거리를 바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매일 매일이 리즈 시절이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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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11월 8 116편 연재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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