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속 한국인을 구한 불법체류자 알리, 강제추방인가 아니면 영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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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화재현장에서 한국인 10여 명을 구한 불법체류자 알리(남, 28세)가 추방 당하는 상황을 설명하는 국민청원 글과 알리의 사진(출처=청와대 국민청원)

카자흐스탄 출신 불법 체류자 신분의 이주 노동자 알리(남, 28세)가 강원도 원룸 화재 현장에서 한국인 10여 명을 구하고 신분이 밝혀져 추방 당할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지난 3월 23일 강원도 영양군 양양읍에 위치한 원룸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을 목격한 알리는 당시 계단을 이용해 10여 명을 구하며 대피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알리는 불법체류자 신분이라 화재 건물 거주자들을 대피시키며 자신이 입은 화상 상처를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주민들의 도움으로 알리는 근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불법체류자 신분임이 드러나 다음달 1일 카자흐스탄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알리는 지난 2017년 관광비자로 국내에 들어와 공사장과 노동현장을 다니며 돈을 벌어 자신의 고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알리의 안타까운 사연이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자 한국 국민들의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 속초경찰서에서는 알리가 치료받는 기간만이라도 제대로 회복할 수 있게 치료비자 G-1발급을 논의 중이며 영양군과 함께 치료비와 긴급생계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엘지복지재단에서는 '엘지의 인상'을 알리에게 수여한다고 밝혔다. 

한편 알리의 사연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등장하여 많은 국민들의 동의를 받고 있다. 알리에게 불법체류자로 추방이 아닌 영주권을 주자고 하는 게시글은 24일 10시 현재 참여인원이 2만 1,000명이 넘은 상황이다.

강성 기자 ynyh-ks@ynyonhap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