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이 연재됩니다.
- (해외)허정연 기자
39편, 험블리 세계 여행 -사랑스러운 실크로드의 도시, 셰키
아제르바이잔의 북서쪽에 위치한 셰키(Sheki)는 바쿠로부터 약 300km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기차의 경우 직선 노선이 아닌 아래쪽 도시들을 밤새 거쳐가기에 바쿠에서 셰키까지 기차로 이동하면 약 9시간이 넘게 걸린다. 만일 버스나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3-4시간이면 도착 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현지인들 모두 기차를 추천하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우리가 선택한 경로인 기차는 밤 10시 10분에 바쿠를 출발해 다음날 오전 7시경에 도착했다.
너무도 작은 셰키의 기차역은 정겹기도 하지만 주변엔 아무것도 없는 횡한 모습에 숙소로 가는 길이 걱정 되기도 했다. 버스도 가게도 찾아볼 수 없고 오로지 택시들만 기차에서 내린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기차역이 셰키 시내와 18km나 떨어져 있는 외딴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얼리 체크인을 요청 해놓았지만 너무 이른 오전 시간이라 망설여 졌지만 당장 갈 곳이 없으니 밖에서 기다리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은 예약해둔 숙소로 가야한다. 여기저기에서 택시기사들의 호객행위에 합승조건으로 우리 둘 총 5마낫(약 3,500원)으로 흥정에 성공했다.
작은 차에 꽉 채워서 가는 합승 택시는 뒷자리가 좁아 힘들긴 했지만 약 18km나 떨어진 곳에서 숙소까지 무사히 저렴하게 갈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시내 접근성을 따지자면 시내 중심에 터미널이 있는 버스가 훨씬 더 유리한 듯 하긴 하다.
마치 우리네 시골길 같은 모습에 순간 현실감은 사라지고 우리나라 시골인 듯 비몽사몽이다... 택시 운전사는 우리가 예약해둔 숙소인 '파노라마 게스트하우스'를 잘 아는지 척척 잘 찾아 가 정문 앞에 내려 주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정겨운 모습의 게스트하우스는 이름에 걸맞게 셰키의 파노라마 뷰가 펼쳐진 멋진 곳이었다. 그래서 상당한 오르막을 올라 와야만 하는 약간의 고생이 필요 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