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연합뉴스

(영남연합뉴스 해외)허정연 기자 

★매주 월,목요일 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연재됩니다. 


136편, 험블리 세계여행 - 벨렘에서의 하루


한국관광공사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인 해외여행객은 2,0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된다. 글로벌 시대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세계여행! 우리의 이웃일 수도 있는 울산의 신혼부부(애칭: 험블리)가 무기한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그들의 세계여행기를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알찬 정보와 답답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리스본에서의 하루는 어느 덧 일상이 되어 가고 있었다.

우기인 겨울의 리스본에는 비가 자주 내리는데 다행히 대부분의 비는 우리가 잠 든 사이에 내렸고 한낮에는 대체로 개어 우산이 필요한 날이 거의 없었다.

오늘도 맑게 갠 하늘에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어디에서 즐겨볼까 하던 우리는 리스본에서 약 7Km 정도 떨어 져 있는 근교인 벨렘(Belem, 혹은 벨렝) 지구로 가 보기로 했다.

리스본과는 또 다른 매력의 벨렘 지구는 베들레헴(Bethlehem)의 포르투갈어에서 유래 된 지역으로 북대서양으로 흐르는 타구스 강의 입구에 위치해 있으며 제로니무스 수도원이나 벨렝탑 등 포르투갈의 독특하고도 유명한 건축물들이 있는 곳이다.

특히 포르투갈의 에그타르트 중에서도 가장 맛있기로 유명한 곳이 바로 이 벨렘 지구에 있다고 하니 출발 전부터 기대에 가득 차 있었다.

 

숙소를 나선 우리는 트램을 타고 벨렘 지구로 향했다.

다소 덜컹거리고 끼익 거리는 소리에도 트램 여행은 언제나 즐겁고 설렌다.

  

어디에서 내려야 하나 라는 불안감이 무색할 만큼 창 밖으로 보이는 제로니무스 수도원(Mosteiro dos Jeronimos)과 많은 사람들이 벨렘에 도착했음을 알려 주었다.

 

벨렘에 무사히 도착한 우리는 멀리서 가장 먼저 발견 한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일단 미뤄두고 가장 먼저 입을 즐겁게 하기로 했다.

 

고소한 냄새와 많은 사람들로 가득 한 이 곳이 바로 최고의 에그타르트를 맛 볼 수 있다는 파스테이스 드 벨렘(Pasteis de Belem) 이라는 페스트리 가게이다.

1837년에 오픈한 이래 약 170년 동안 5대째 이어 오고 있는 에그타르트의 원조라고 할 수 있으며 그 명성에 걸맞게 그들만의 전통을 고집하고 있다고 한다.

도데체 얼마나 맛있길래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건지 너무도 궁금해 져 견딜 수 없었다.

 

가게 앞으로 서 있는 많은 사람들로 오늘 안에는 맛 볼 수 있으려나 걱정 되기는 했지만 사실 이 대기 줄은 포장해 가져 가는 사람들이 대기하는 것이고 실내로 들어 가 주문해 먹기 위해서는 줄을 설 필요 없이 당당히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실내 좌석도 가득 차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과는 달리 끝없이 이어 지는 넓은 실내 공간에 많은 좌석들이 놓여져 있었고 우리는 직원의 안내에 따라 대기 없이 착석 할 수 있었다.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행복함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에그타르트와 함께 곁들일 커피와 포트 와인 한잔씩을 주문했다.

포트와인 병 채 들고 와 따라 주는 웨이터에게 조금 더, 조금 더 말하며 찡긋하니 웨이터는 웃음을 머금고 잔을 한가득 채워 주며 찡긋 웃어 보였다.

 

 

향긋하고 쌉쌀한 커피도 물론 잘 어울리지만 달콤하고도 짙은 포트 와인의 맛과 향은 에그타르트의 달콤하고도 부드러운 식감과 환상적인 궁합을 이루었다.

두 개씩 먹자고 했던 우리는 결국 추가 주문을 했고 12개를 포장까지 해 가져가기로 했다.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은 에그타르트를 마음껏 즐긴 우리는 이 곳을 나서 파스텔 톤의 예쁜 벨렘 거리를 걸어 아름다운 공원을 지나 타구스 강변에 있는 커다란 조형물을 향해 걸어 나갔다.


   

높고 거대한 십자가로 장식 된 입구를 뒤로 한 이 커다란 조형물의 전체적인 모습은 배의 앞쪽에 선 탐험가들의 형상이 조각 되어 있다.

 

발견 기념비(Padrao dos Descobrimentos)라 불리는 이 기념비는 포르투갈의 대항해 시대를 열었던 포르투갈의 용감한 선원들과 그들의 후원자들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포르투갈의 항해사인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가 항해를 떠난 자리에 세워졌다고 한다.


 

이 곳에 앉아 바라보는 4. 25 포르투갈 혁명에서 지어진 4월 25일 다리는 마치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닮아있다.


 

포르투갈의 역사와 볼거리를 담고 있는 이 멋진 명소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귀여운 조형물도 깨알같이 세워져 있다.

LOVE 글자 속에 가득 채워 진 연인들의 자물쇠는 어딜 가나 영원한 사랑을 염원하는 연인들의 만국 공통어가 아닌가 싶다.

 

발견 기념비 앞에서 한동안 머물렀던 우리는 강을 따라 벨렘 탑으로 향했다.

푸른 잔디 뒤로 벨렘 탑의 모습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 했다.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의 원정을 기리는 기념탑인 벨렘 탑(Belem Tower)은 현대 항로의 발전에 기여한 위대한 발견을 기념하기 위한 건축물이라고 한다.

원래 물 속에 지어졌던 벨렘 탑은 강의 흐름에 따라 지금은 육지로 드러난 모습이지만 물이 차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 보여 그 아름다운 자태로 ‘물 위에 앉은 나비’ 혹은 드레스 자락을 길게 늘어뜨린 모습과 닮아 있어 ‘테구스 강의 공주’ 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벨렘 탑의 아름다운 모습을 마음껏 즐긴 우리는 이 곳을 뒤로 하고 처음 도착 했던 제로니무스 수도원을 향해 걸으며 다시 한번 벨렘의 모습을 눈에 담아냈다.


 

마누엘 1세의 왕명으로 16세기에 지어 진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항해왕 엔리케가 지은 산타마리아 예배당이 있었던 곳이기도 한데 바스쿠 다 가마를 비롯한 뱃사람들과 항해사들이 주로 찾은 곳이라고 한다.

바스쿠 다 가마는 역시적인 인도 항로를 개척한 출항을 떠나기 전에 이 곳에 머물렀고 돌아 온 후에는 그의 귀한을 기념하는 수도원이 세워졌으며 현재는 그의 무덤이 예배당 안에 놓여 있다.

 

역사책에서만 봤던 사실들을 눈으로 확인하며 그들의 흔적을 함께 밟고 있다고 생각 하니 나 역시 역사 속의 한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예배당에 들어가서 본 바스쿠 다 가마의 이름과 그의 누워 있는 조각을 발견하고 나서는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었다.

   

대 항해 시대의 포르투갈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던 벨렘 지구.

인도 항로의 위대한 발견이라는 것이 반대로 약탈과 침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는 없긴하지만 포르투갈에 있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당시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향해 용감하게 떠난 탐험가들과 그들이 남긴 업적을 인정해 보려 한다.

리스본에 있는 동안 벨렘 지구는 몇 번씩 더 와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겠다는 생각으로 다음 번에는 조금 더 여유롭게 이 곳을 즐기리라 다짐하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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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블리 부부의 세계여행!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2 25일 137편 연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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