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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nyonhapnews.com/news/view.php?no=1800
(사회)천하정 기자 = 2월 29일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시작되어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한 ‘MeToo(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점점 커지며 처음 시작됐던 법조계를 타고 문화·예술계 쪽으로 퍼지다 지난 5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수행비서 성폭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재 정치권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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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sbs뉴스 비디오머그 캡쳐
미투운동이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 벌써 국민의 눈살은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성폭행 피해자들이 힘들고 어렵게 용기 내 외친 고백이 정치권으로 옮겨붙으며 몇몇 정치인들이 ‘미투운동’을 정치적 공세에 이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는 ‘여자 만세’ '여성과 자유한국당이 만드는 세상' 이라는 주제로 제1차 전국 여성대회에 홍준표 자유한국 당 대표가 참석해 ‘#with you, 당신과 함께’라는 문구가 쓰인 플랜카드를 들었다.
축사를 하기 위해 단상 위로 올라선 홍준표 대표는 “미투운동이 시작된 후 민망한 일들이 좌파진영에서만 벌어지고 있다.” “미투 운동을 좀 더 가열차게 해서 좌파들이 더 많이 걸렸으면 좋겠다.”는 다소 충격적인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행사 영상을 직접 본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 활동가는 자신의 SNS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준표네 여자만 세라는 전국여성대회 행사 동영상을 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미투가 시작되고 말하기 시작한 여성들의 고통, 국민에게 저를 지켜달라고 한 그녀의 절규, 그걸 바라보는 고통, 잊었던 기억이 떠올라 잠을 이루지 못한 이들의 고통은 어디 한군데 찾아볼 수 없다. 거기서 박수를 치는 자유한국당 여성당원들과 당직자들 중 누군가는 얼마나 가슴 아프게 앉아있었을까, 그중 분명 있었으리라. 내 모든 걸 걸고 장담할 수 있다.” 라며 “여성대회에서 웃고 떠들고 환호하며 미투를 조롱했다.”고 덧붙이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박 활동가는 자유한국당이 미투의 본질과 그 문제의 뿌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 당시 일명 ‘돼지 발정제’ 논란에 휩싸였던 지난날을 생각하며 “나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일, 45년 전의 일, 들을 가지고 그들은 나를 얼마나 핍박했나.” 라며 돼지 발정제를 먹여 강간을 모의했지만 나는 직접 강간을 하지 않았다. 라고 당당히 말하는 홍 대표의 모습이 그러했다.
힘들게 자신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다음에는 이런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 낸 많은 미투운동 피해자들의 고통은 조금도 생각하지 못한 안타까운 발언이었다.
높은 권력을 이용해 성폭행이라는 끔찍한 일을 저지른 정치인을 포함한 모든 가해자는 정확한 수사절차를 거쳐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많은 여성이 성폭력과 성희롱의 대상이 되어버린 근본적인 문제가 뭔지 미투운동이 왜 일어나게 된 것인지에 대한 본질은 절대 흐려져서는 안 된다.
자유 한국 당원들이 환하게 웃으며 들고 있었던 플랜카드 속 `with you, 당신과 함께.`라는 글귀가 담고 있는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 우리는 잊지않아야 할것이다.